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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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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서윤 기자
기사입력 2017-09-29

 

▲ 27일 세계일보 통일지도자 아카데미 수업에서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수강생들에게 러시아 극동지역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구서윤 기자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27일 '러시아 극동 지역개발과 동북아 평화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주제로 한 제6기 세계일보통일지도자아카데미 특강에서 "한국 언론이나 학자들은 러시아가 중국만큼이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착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 언론보도를 보면 러시아는 중국처럼 북한의 기본 후원 국가로 등장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고 중국마저도 북한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무역량을 들었다.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은 지난 3,4년 동안 60억 달러 수준인데, 러시아와 북한의 무역량은 1.2억 달러에서 0.8억 달러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북한 무역을 독점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공식적인 통계 외에 보이지 않는 무역이 존재한다는 반론에 대해선 "맞다. 러시아는 제3국을 통해 북한에 간접적으로 석유를 수출하기 때문에 통계를 보면 러시아와 북한의 무역처럼 보이지 않는다"라고 설명하며 "그래도 러·북무역은 중·북무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중국처럼 북한에 석유를 팔지만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북한에 수출할 때 국제시장가격보다 매우 낮은 가격에 팔기 때문에 지원이지만 러시아는 제3국으로 수출할 때 국제시장가격으로 판매해 지원이 아니라 수출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러·북 무역이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러시아가 북한의 주력 수출품에 별 관심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북한의 주력 수출품이 석탄을 비롯한 광물, 수산물, 노동력, 섬유 등인데 러시아는 노동력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많은 노동력을 수입하고 있다. 그는 많은 나라가 러시아의 북한 노동력 수입을 비난하는 점에 대해서 "러시아가 북한의 노동력을 수입하는 것은 순수한 경제원칙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북한을 도와주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북한의 노동력 수출은 북한 정권수립 이전인 1946년부터 시작됐다. 그 당시 북한이란 국가가 없었고 소련의 통치지역에 불과했다. 그 후 지금까지 71년이 흘렀고 러시아의 정치 노선이 많이 바뀌었지만 북한 노동자들은 항상 많았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대북 지원을 할 의지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 소련은 국가 위신을 높이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지만 현재 러시아는 돈을 벌 수 있는 부분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결국 러시아의 대북정책 목적은 무엇일까. 란코프 교수에 따르면 첫 번째 목적은 '한반도의 안정 유지'다. 러시아는 북한 붕괴나 한반도 북방지역에서의 내전을 원하지 않는다. 두 번째 목적은 '분단 유지'다. 러시아는 또한 대한민국 주도의 남북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 번째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다. 합법적 핵보유국인 러시아 입장에선 핵확산을 초래할 수 있는 북핵을 환영할 리 없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극동지역은 러시아 국토의 36%에 달하지만 기후 상황 등 환경이 열악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에 관심이 많지만 2014년 들어 러시아의 상황이 열악해졌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극동개발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투자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밝힌 이유는 △크림합방으로 인한 서방국가와의 대립 △유가 급락 △루블화 급락이다.
 
이 문제에 대한 방법으로 '해외의 투자유치'를 제시했다. 외국과 협력해 극동개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동개발과 관련해 러시아는 한국의 투자에 대한 희망이 제일 크다고 말했다. 일본과는 원래도 문제가 많았고, 중국은 연해주 지역에 중국 사람들이 많이 살면서 보이지 않는 침략 느낌이 없지 않고, 기타 국가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에 대해 관심이나 투자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3대 프로젝트에 대해선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철도연결 프로젝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송전선 연결 프로젝트 모두 막대한 비용이 들고, 한반도의 예측 불가능한 정치 상황 때문에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날 수업을 들은 한 수강생은 "러시아 사람에게 북한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흥미로웠다. 언론에선 러시아를 중국과 비슷한 입장으로 말하는데 오늘 수업을 들으니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러시아 출신 북한학 학자이자 대북전문가로 알려진 란코프 교수는 레닌그라드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1980년대 중반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교환학생을 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호주국립대학교에서 한국역사를 가르쳤으며, 2013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국민대학교 국제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구서윤 기자 gustn64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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